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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주 조산 이른둥이, 그리고 2년 후
    BIN N BIN Story/또또빈 성장일기 2017. 10. 7.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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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주 조산 이른둥이, 그리고 2년 후







    지난 주말동안 산에 다녀왔습니다.



    조산의 아픔,

    혹은 조산을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작은 희망이라도 찾고 싶으시다면

    제 글은 절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조심스레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



    길게는 몇달이 넘는 시간동안

    방치되고 있었던 티스토리블로그에

    간혹 들어와보면


    여전히 25주 조산, 이른둥이에 대한

    걱정과 근심으로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벌써 이년이 되었네요.


    저도 25주에 어린 생명을 조산했었어요.

    당시 조산을 지연시키고자

    입원하면서 다양한 약들을 주렁주렁달고,

    하루하루를 곱씹으며

    오늘도 무사히 잘 넘겼다며 안도하고,

    많은 25주 조산과 관련된 내용들을 찾아보며

    조금이라도 희망스러운 글들을

    폰으로 검색해 보았던 때가 있었답니다.


    그리고, 끝내 찾아와버린 조산.

    주3회 밖에 허락되지 않은 면회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다니고,

    오늘은 좀더 나아져있겠지, 오늘은 괜찮을거야.


    곧 퇴원하겠지,


    매일 희망찬 마음을 품었었어요.







    하지만, 8개월이 넘는 긴 시간동안

    아이는 점차 커갔고, 

    여전히 폐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체중은 늘었던터라

    기관절개, 호흡기를 단 상태라도

    퇴원을 할 수 있다면 뭐든 좋다 싶었던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갑작스러운 전원권유가 있었어요.

    이유는, 

    아이가 태어난지 8개월이란 긴 시간이 지나기도 했고,

    체중도 늘면서 더이상은 '신생아'가 아닌

    '소아'로 분류되면서 병원에서 케어가 어렵다는게 이유였습니다.


    물론, 기관절개 수술을 하면

    '신생아'케어만 가능한 자기네 병원에서는

    '소아'가 된 저희 애기를 케어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차피 절개부위에 대한 케어를 받기 위해서는

    타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거죠.

    그러니까 애초에

    수술 이후에도 옮겨질 병원이니

    수술 자체를 다른 병원에서 하라는 말을 돌려 하는거였어요.



    아이의 상태는 좋지않았습니다.


    그런데, 의사가 직접 짜주는

    엠부에 의지하며 엠뷸런스를 타고 이동을 해야하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겠어요.


    신생아, 소아,

    그게 뭐가 중요한 걸까요.


    명확한 사실은 알 수 없겠지만,

    전원을 위해 동행한 의사가 짜주는 엠부에 의지한채

    엠뷸런스를 타고 몇십분을 달린

    데미지가 컸던지 아이는 전원 이후로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병원 탓을 할 순 없겠죠.

    그분들은 모두 친절했고, 또 정말 최선을 다해주셨어요.

    그때의 감사함을 여전히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악화되고,

    제 곁에 없게되니.

    누구든 다 원망스럽네요.


    무엇보다도 제 자신이 제일 원망스럽구요.







    요즘은 생각날때마다 산에 다녀온답니다.


    엄마의 얼굴조차 제대로

    인식할 수 없었던 그 어린아이가

    일년간 볼 수 있었던건 병원이 전부였다는게

    너무 안타깝고,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조금이나 더 곁에 있고자 했던

    제 욕심이 오히려

    일년동안 아이를 더 괴롭힌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매일 약에 의지한채

    힘든 하루를 견디고 또 견뎠을

    작은 생명을 생각하면

    아직도 저는 제가 옳은 선택을 했던건지

    의문이 듭니다.


    작은 아이를 떠나보내고


    매일같이 좌절했던 날이

    다시 또 일년이 흐르니,

    남은 아이들이 있어 이제는 제법 숨이 쉬어지네요.




    결말이 좋지 못한 이야기라

    너무 죄송스럽네요.

    간혹 아이의 상황이나 상태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언제 한번은 글을 남겨야겠다 했었습니다.


    모두가 저와 같은 순 없어요.

    제가 죄가 많아

    저의 작은 천사는 좀 더 멋지고 강한

    엄마를 만나러 떠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보다 더 많이 사랑해주는 엄마에게서,

    더 많은 축복을 받으며

    화목한 가정에 다시 태어날거라 믿어요.



    제 평생을 속죄하면서 살겁니다.

    못난 엄마라

    오랫동안 품어주지 못했고,

    죄가 많은 엄마라 지켜주지 못했으니

    평생을 바쳐도 부족하겠죠.



    비록 제가 못나 작은 천사를 잃었지만,

    모든 이른둥이 부모들이 저와 같지는 않을겁니다.


    하루가 다르게 씩씩해져가는

    아이를 생각하세요.

    무서운 생각, 나쁜 생각, 두려움, 불안, 걱정, 염려..

    모두 하루를 힘겹게 싸우고 있는

    우리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될거에요.


    예쁜말, 좋은마음, 행복한 생각.

    긍정적인 에너지가 아이에게 전달이 되면

    금방 씩씩하게 퇴원 할겁니다.

    비록 엄마가 약해 일찍 세상밖으로 나왔지만,

    그만큼 더욱 강하게 자라줄겁니다.

    앞으로 마주보고 사는 일이

    더 늘었다고 긍정적이게 생각하세요.

    미안한 마음만큼 사랑해주세요.



    조산의 아픔,

    조산의 걱정에

    행복한 결말을 알려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나쁜 생각들은 잠시 묻어두고

    우리 아이를 위해 조금 더 힘을 내도록 해요.

    앞으로 더 많이 남았지만,

    그래도 고생했어요.



    오늘도 사랑한다고 속삭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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